Project Manager, Product Manager, Program Manager 등 다양한 직군들을 우리는 PM이라고 부른다. 

관련 자격증들로는 국제 자격증으로는 PRINCE2나 PMP 등이 있고, 국내 자격증도 있는 걸로 안다. 

오늘은 국제 자격증 중 하나인 PMP를 따기 전과 따고난 후의 차이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1. PMP를 따기 전 (심리편)

솔직히 프로젝트 관리하는데 자격증이랄 게 뭐 필요하나, 그냥 고객이랑 얘기 잘하면 되고, 팀원들 동기부여 잘해주면 되는거지. 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난 이미 프로젝트 관리를 잘하고 있고, 고객과 팀원들에게 신뢰받고 있는 PM이었기에 자격증은 굳이 필요한가?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프로젝트 관리라는 영역은 솔직히 나의 실력을 '증명'하기는 쉽지가 않은 영역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착수부터 종료까지 모든 발표자료나 기술 자료들을 직접 만들었지만, 일부 PM들은 엔지니어들이 다 작성해주고 발표만 하거나, 중간에 전달자 역할만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건 그 사람들이 잘한다 못한다의 개념이 아니라, 회사에서 부여한 역할 범위의 문제일 뿐임)

 

그렇기 때문에 내 실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내가 어디까지 커버가 가능한 PM인지를 보여줄 수 있을 방법이 없다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래서 나는 프로젝트 매니징 관련하여 가장 유명한 자격증인 PMP를 따야겠다 라고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까진, 'PMP 있는 사람 많이 없을 것이다.' 란 생각과 'PMP 따면 진짜 어디서든 나 모셔가려고 안달날 것이다.' 정도의 참 귀여운 생각들을 했다.

 

2. PMP를 공부하면서

PMP를 공부하면, 계속 얘기하는 건 이런 내용이다. '니가 소속되어 있는 조직에 맞춰서 테일러링 해서 해라.', '이것은 교과서적인 내용이며, 실제 적용은 프로젝트 상황에 맞춰서 해라.'

이렇게 적어두니 솔직히, 이건 뭐.. 하란 건지 마란 건지 계속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PMP 강의를 기술사 있으신 분이 강의하는 것도 들어보고, 생산성본부였나? 거기서 강의하는 것도 들어봤는데 결국 다 비슷비슷했다. 그냥 단순히 '시험'을 위한 자격증 공부일 뿐이지, '실무 적용'을 위한 자격증 강의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 강의들을 듣고, 여기서 찍어주는 것들만 공부하면 합격은 쉽게 하겠지만, 과연 실무에 적용이나 할 수 있을까, 내가 기술적으로 더 성장하고 발전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란 생각에 난 강의는 그냥 훑어본다는 생각으로 들었다.

 

내가 가장 집중했던 것은 Input과 output, 그리고 T&T였다. 이런 산출물이 '왜 필요할까', '왜 나올까'에 초점을 맞춰서 왜 필요한가에 대해 초점을 맞춰서 공부를 했다. 그러다보니 PM을 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사례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아, 이때 이런 걸 내가 했더라면, 아, 그때는 이렇게 했어야 했구나, 아 이런 방법도 있구나

깨달음의 연속이었다. 왜 '니가 소속되어 있는 조직에 맞춰서 테일러링 해서 해라', '이것은 교과서적인 내용이며, 실제 적용은 프로젝트 상황에 맞춰서 해라.' 라는 의미들이 전부 이해가 되었다.

 

강의 듣고 나서, 혼자서 일주일 정도 PMBoK를 정독했었고 그러고 용기를 내서 시험을 바로 쳤다.

결과는 다행히 합격이긴 했는데, 약간 멘붕의 상황이 있었다만 그건 뭐 중요하지 않으니까 패스.

 

3. PMP를 따고나니

내게 천군만마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PMP 자격증, 드디어 내 손에 있다. 난 이제 마음만 먹으면 PM으로써는 어디에서는 날 서로 모셔가려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정말 자신감이 하늘을 뚫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고 채용 사이트에서 'PMP 우대' 정도로 치니 이름 들어본 많은 대기업들에서 우대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역시 따길 잘했어.. 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따고 나니까 갑자기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PMP가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너무 너무 많았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 PM이 아님에도 PMP가 있는 사람이 10명이 넘어가더라..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전히 경쟁력이 없다.

 

PMP만 있고 도메인 지식이 별로 없는 PM보다는, 도메인 지식이 빵빵한 엔지니어였는데 PMP까지 있는 사람.

경쟁한다면 당연히 후자가 압승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도메인 지식은 컴퓨터공학의 전공지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 인공지능 연구자, 자동차 개발자 등 특정 도메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의미함)

 

PMP.. 이제는 애물단지 같은 놈이 되어 버렸다.

 

 

p.s. PMP를 딴 이후로, PM 경력직 지원에서 서류 전형에서 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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